기후 위기가 심화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전기화(Electrification)'는 화석연료 연소를 대체할 수 있는 핵심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진희 박사는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절반이 열을 만드는 데 쓰인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 열 생산 과정을 전기로 전환하면 기후 위기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전기화는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이산화탄소와 유해물질 배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혁명적 변화입니다.

저항가열: 전기장판에서 산업까지
저항가열은 줄 히팅(Joule heating)이라고도 불리며, 전기가 흐를 때 발생하는 저항열을 이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전기 가열 방식입니다. 전기 포트, 전기 밥솥, 전기 장판 등 우리 생활 속 '전기'라는 이름이 붙은 대부분의 제품들이 이 방식을 사용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전기가 물질을 통과할 때 자유 전자가 이동하면서 원자핵과 충돌하고, 이 과정에서 진동이 발생해 열이 나는 것입니다.
이진희 박사는 이를 출근길 지하철 9호선에 비유합니다. 사람들이 빽빽한 지하철에서 누군가 지나가면 부딪히며 '열'이 나듯이, 전자가 원자 사이를 통과하며 충돌하면 열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저항이 작으면 전자가 자유롭게 이동해 열이 덜 나게 됩니다. 이러한 저항 가열 방식은 단순하지만 효과적이어서 가정용 제품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저항 가열이 기존 화석연료 연소 방식과 비교했을 때 갖는 환경적 이점입니다.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유해물질이 발생합니다. 이는 실내 공기질을 악화시키고 폐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기 저항 가열을 사용하면 연소 과정 자체가 없어 이러한 유해물질 배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기 사용량이 많아 전기 요금 부담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지적한 것처럼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전기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의 상용화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유도가열: 인덕션의 과학적 원리
유도가열은 인덕션 히팅(IH, Induction Heating)이라고 불리며, 전자기 유도 현상을 활용한 가열 방식입니다. 인덕션 레인지나 IH 밥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방식은 저항 가열보다 한 단계 진화한 기술로, 직접 전기를 흘려 가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장을 매개로 열을 발생시킵니다.
인덕션 히팅의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코일에 전류를 흘리면 전자기 유도 현상에 의해 자기장이 생성됩니다. 이 자기장 위에 강자성체로 만들어진 냄비를 올리면, 냄비 내부에 유도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 유도 전류가 냄비의 저항을 만나면서 줄 히팅 효과가 발생해 냄비 자체가 가열되는 것입니다. 즉, 전기를 직접 냄비에 연결하지 않고도 자기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가열할 수 있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선택적 가열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냄비를 올리면 가열되고, 떼어내면 인덕션 표면은 뜨겁지 않습니다. 이는 안전성 측면에서 매우 우수하며,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화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IH 밥솥의 경우, 기존 전기 밥솥처럼 바닥만 가열하는 것이 아니라 코일을 사방에 배치해 내솥 전체를 균일하게 가열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밥이 더 고르게 익고 맛이 향상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인덕션 히팅은 자석에 붙는 강자성체 재질의 전용 냄비를 사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습니다. 알루미늄이나 구리 재질의 냄비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고 정밀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은 기술입니다. 특히 화학 반응이나 금속 가공 공정에서 정확한 온도 제어가 필요한 경우, 인덕션 히팅은 매우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유전가열: 마이크로웨이브의 혁신
유전가열은 마이크로웨이브 히팅(Microwave Heating)이라고 불리며, 전자레인지에서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앞서 설명한 저항 가열이나 유도가열과 달리, 유전가열은 전류가 흐르지 않는 물질을 가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밥이나 물처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도 가열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유전가열의 원리는 전자기파의 특성을 이용합니다. 마이크로웨이브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빠르게 교차하는 전자기파입니다. 물 분자처럼 전기적으로 극성을 띤 분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전하가 분리되어 있지만 서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마이크로웨이브가 지나가면 플러스 전하는 마이너스 전기장 쪽으로, 마이너스 전하는 플러스 전기장 쪽으로 끌려가려 합니다. 하지만 전하가 분리되지 못하고 결합된 상태이므로, 분자 전체가 진동하게 됩니다. 이 진동이 바로 열이 되는 것입니다.
이진희 박사의 실험실에서는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해 900도까지 1분 만에 도달하는 초고속 가열을 시연했습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20분 이상 걸리던 가열을 45배 빠르게 수행한 것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온도를 빠르게 올렸다가 빠르게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급속 가열과 급속 냉각 기능을 활용하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화학 반응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탄(CH4) 두 개를 결합해 C2HX 화합물을 만드는 반응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코크(Coke)라는 불순물이 많이 생성됩니다. 하지만 온도를 급격히 올렸다가 빠르게 내리는 PHQ(Pulsed Heating and Quenching) 방식을 사용하면, 원하는 C2HX만 선택적으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분자 제품, 비닐, 옷감 등을 만드는 원료 생산에서 획기적인 효율 개선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언급한 것처럼, 전기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고 이를 산업 공정에 적용한다면 지구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유전가열은 단순히 음식을 데우는 것을 넘어, 산업 혁신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기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국제 기구는 2050년까지 에너지 사용에서 화석연료 비중을 63%에서 대폭 줄이고, 전기 비중을 22%에서 5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동시에 전기 생산의 9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전기를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전기로 열을 만드는 방식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사용자의 비평처럼 빙하가 녹고 환경이 변화하는 현실 앞에서, 저항가열, 유도가열, 유전가열 같은 전기 가열 기술의 산업적 적용은 기후 위기를 극복할 실질적 대안입니다. 전기화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우리 모두가 이 변화의 주역이 되어야 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PjhJZFvEUwM&list=PLFs8qkZ9PQlcRuyRtGShHU80UKVMsTsDI&index=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