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러다임 '대행사' 줄거리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대행사’는 광고 대행사라는 독특한 배경 속에서 치열한 경쟁, 복잡한 인간관계, 그리고 여성의 커리어 성장을 다룬 오피스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고아인(이보영 분)은 광고업계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지만 유리천장과 남성 중심 문화에 번번이 부딪히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결국 최초로 광고회사 VC기획의 여성 임원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드라마는 광고 기획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활용해 실제 광고 현장의 분위기와 전략, 아이디어 회의 등 현실적인 업무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냅니다. 동시에 회사 내 권력 다툼, 동료 간의 질투와 협업, 클라이언트와의 갈등 등 현실적인 오피스 전쟁을 디테일하게 그려냅니다. 고아인은 수많은 압박과 위기 속에서도 탁월한 기획력과 결단력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고, 점차 동료들에게 신뢰를 얻습니다.
드라마의 또 다른 축은 ‘여성의 성장 서사’입니다. 고아인은 과거의 상처와 가난, 학벌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며 커리어 우먼으로 자리 잡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수많은 ‘비정상적인 정상’에 맞서 싸우며 자신의 자리를 찾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와 함께 팀원들의 성장, 라이벌과의 관계 변화,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몰입감을 더합니다. 고아인의 인간적인 면모와 일에 대한 열정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고, 광고업계라는 낯선 세계에 대한 흥미도 유발했습니다.
‘대행사’는 단순한 오피스 드라마를 넘어서, 사회 구조와 인간 심리를 통찰력 있게 조명하며 여성 서사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장면이나 갈등보다는 현실감 있는 서사와 설득력 있는 대사로 깊은 여운을 남긴 드라마입니다.
주요 등장인물 소개
고아인(이보영)은 광고 대행사 VC기획의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시작해 임원 자리에 오르는 인물. 고졸 출신에 커리어만으로 올라선 입지전적인 인물로,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강한 여성. 외모와 스펙보다 실력을 우선시하며,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강한나(손나은)는 VC그룹 회장의 딸로, VC기획의 기획이사로 부임한다. 처음엔 고아인과 대립하지만, 점차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게 되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인물. 재벌가 출신이지만 자기만의 색을 찾고자 노력하는 젊은 리더.
최창수(조성하)는 VC기획의 대표로, 실리적이고 권력에 민감한 인물이다. 고아인을 견제하면서도 이용하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며, 조직 내 정치와 권력 다툼을 상징하는 인물.
박영우(이창훈) 고아인의 동료로, 때로는 조력자이자 때로는 경쟁자. 직장 내에서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충돌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인간적인 고뇌와 성장 서사가 돋보인다.
조은정(전혜진) 회사의 HR팀장으로, 고아인과는 대학 시절부터의 인연이 있다. 여성이 조직에서 겪는 이중적 잣대와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주는 역할로, 강단 있고 공감 가는 캐릭터다.
여성 서사의 새로운 패러다임 '대행사' 리뷰
‘대행사’는 여성 서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드라마입니다. 단순히 여성 주인공이 활약하는 오피스물이라기보다는, 실제 회사에서 여성들이 겪는 현실적 문제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공감을 자아냅니다. 이보영이 연기한 고아인은 화려한 스펙 없이 실력만으로 올라선 캐릭터로, 그녀의 냉철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인간적인 면모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은 '현실감'입니다. 광고업계라는 배경은 생소할 수 있지만,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위한 회의, 브레인스토밍, 기획서 작성, PT 발표 등 실제 업무 과정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합니다. 또한, 상사의 이중성, 동료와의 신뢰 문제, 조직 내 권력 게임 등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사실감 있게 풀어냅니다.
‘대행사’는 자극적 요소 없이도 사람의 심리를 세밀하게 그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여성 인물들의 성장과 연대는 이 드라마의 중심축으로, 고아인과 강한나, 조은정의 관계 변화는 ‘여성 대 여성의 경쟁’을 넘어서 ‘공존과 협력’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연출과 각본 역시 훌륭했습니다. 단단한 서사 구조와 명확한 인물 설정, 군더더기 없는 대사 덕분에 몰입도가 높았고, 시각적 연출도 세련되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호평을 받았는데, 이보영은 그간의 캐릭터와는 다른 강단 있는 여성 리더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인생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총평하자면, ‘대행사’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닌 하나의 메시지이자 선언처럼 느껴집니다. 실력 있는 여성이 조직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 그 안에서의 고뇌, 그리고 결국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누구보다 현실적인 ‘고아인’이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는 또 하나의 멋진 여성 주인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