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천은 인간의 생활과 자연 생태계를 동시에 지탱하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그러나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하천에는 생활하수, 비점오염, 산업폐수 등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질오염과 생태계 파괴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하천의 자정능력을 회복시키는 핵심 생물학적 요소가 바로 미생물입니다. 미생물은 유기물 분해, 오염물질 제거, 산소 순환, 생태계 회복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인공적 처리보다 지속적이고 친환경적인 정화 작용을 제공합니다. 본문에서는 하천 정화에 쓰이는 미생물의 작용 원리를 분해, 여과, 순환의 세 가지 측면에서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유기물 분해를 담당하는 미생물의 역할
하천 정화 과정의 첫 단계는 물속에 존재하는 유기물을 분해하는 것입니다. 생활하수나 농업, 산업 활동에서 발생한 오염물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기름, 플라스틱과 같은 다양한 유기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들이 분해되지 않고 하천에 쌓이면 부패가 진행되어 산소가 고갈되고, 이는 곧 악취와 어류 폐사, 조류 폭증으로 이어집니다. 이때 핵심적인 정화 주체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분해 미생물입니다. 대표적으로 슈도모나스, 바실러스, 아시네토박터, 니트로소모나스, 니트로박터 등이 있습니다. 슈도모나스는 다양한 유기 오염물, 특히 석유, 농약, 유기용제 등 난분해성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며, 바실러스는 효소를 분비해 단백질과 지방을 단순 물질로 전환시켜 부패를 억제합니다. 또한 니트로소모나스와 니트로박터는 질산화 과정을 통해 암모니아를 아질산염, 질산염으로 전환하여 독성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이 미생물들은 호기성 환경에서 특히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하천의 물 흐름이 원활하고 산소 공급이 충분할수록 미생물의 활동 속도는 빠르며, 정화 효율도 높습니다. 반대로 정체된 하천에서는 산소가 부족해 혐기성 분해가 일어나는데, 이때 발생하는 황화수소와 메탄가스는 오히려 악취와 2차 오염을 유발합니다. 따라서 하천 복원 사업에서는 인위적인 공기 주입이나 인공 여과층 설치를 통해 호기성 미생물의 활성화를 유도합니다. 최근에는 유익한 분해균을 대량 배양해 하천에 투입하는 ‘미생물 정화제’ 기술이 보급되고 있으며, 화학 약품 없이도 지속 가능한 정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생물학적 처리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자연 여과 및 생물막 미생물의 정화 작용
하천 정화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과정은 물리적 여과와 생물막 형성입니다. 생물막은 미생물이 하천 바닥의 돌, 모래, 자갈, 식물 뿌리 등의 표면에 부착해 형성한 점액성 층으로, 오염물질을 흡착하고 분해하는 천연 필터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생물막 형성 미생물로는 조글로에아, 노카르디아, 플라보박테리움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점액질을 분비하여 자신을 보호하고, 부유된 오염물질을 끌어당겨 생물막 내부로 포획한 뒤 분해 효소를 통해 유기물을 무기화합니다. 하천 바닥의 자갈층이나 수생식물 뿌리 주변에는 이와 같은 생물막이 밀집되어 있으며, 미생물은 이곳에서 지속적으로 정화 작용을 수행합니다. 식물의 뿌리는 미생물이 부착하기 좋은 표면을 제공할 뿐 아니라,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공급함으로써 호기성 미생물의 활성을 높입니다. 이러한 식물, 미생물 공생 구조는 자연형 하천 정화 시스템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부레옥잠이나 갈대의 뿌리 주변에서는 미생물이 질소, 인, 중금속을 제거하며 수질을 정화합니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설계된 인공습지나 생물여과시설은 자연 하천의 여과 구조를 모방하여 오염물질을 흡착·분해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과 식물의 상호작용으로 정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유지비용이 적고, 생태계 복원 효과가 뛰어납니다. 또한 생물막 시스템은 미생물 다양성을 유지시켜, 외부 환경 변화에도 정화 효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질 순환과 생태계 회복을 돕는 미생물
하천 정화의 마지막 단계는 물질 순환 과정입니다. 미생물은 단순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넘어, 질소, 인, 황, 탄소 등 주요 영양소의 순환을 조절함으로써 생태계의 자정능력을 복원합니다. 대표적인 순환 미생물에는 탈질균, 메탄생성균, 황산화균, 철환원균 등이 있습니다. 탈질균은 질산염을 질소 기체로 환원시켜 대기로 방출함으로써, 수질 내 질소 농도를 감소시키고 부영양화를 억제합니다. 메탄생성균은 혐기성 환경에서 유기물을 분해해 메탄을 생성하며, 이는 바이오가스로 재활용될 수 있습니다. 황산화균과 철산화균은 중금속 및 황화합물의 독성을 줄이고, 하천 바닥 퇴적층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미생물의 활동은 하천 생태계 전체의 순환 구조를 완성합니다. 식물과 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을 생산하고, 동물과 미생물이 이를 소비한 뒤, 다시 분해균이 무기물로 환원시킴으로써 에너지가 순환되는 것입니다. 특히 하천의 퇴적층은 미생물의 생태적 활동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공간으로, 수질 개선뿐 아니라 미량원소의 재순환에도 기여합니다. 이러한 순환 과정이 원활히 이루어질 때 하천은 스스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자정 하천으로 복원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미생물의 순환 능력을 인공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탄소원을 추가하여 탈질균의 활성을 높이거나, 심층 퇴적층에 혐기성 미생물을 주입하여 장기적인 오염물 축적을 방지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학적 순환 강화 기술은 지속 가능한 하천 복원 전략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하천 정화에 쓰이는 미생물들은 분해, 여과, 순환의 세 단계를 통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물속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자연의 정화 시스템을 형성합니다. 화학적 처리에 비해 비용이 적고, 장기적이며,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생물학적 정화는 미래 수자원 관리의 핵심 기술이 될 것입니다. 하천을 건강하게 되돌리는 것은 결국 미생물의 힘을 이해하고, 그 생태적 기능을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